夢になれ
by No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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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싶다. 나는 대체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by Noel | 2012/05/05 21:39 | merry go round | 트랙백
며칠간


포토그래퍼로서의 생각은 어때요? 가끔 스스로가 무얼하는 사람인지 완전히 잊고 지낸다. 질문의 의도와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저 부분, 포토그래퍼로서의 생각은 어때요? 라는 부분만이 기억에 남아 있다. 순간적인 질문에 당황해서 적당히 에둘러 무언가 말을 하긴 했지만 스스로 말을 하면서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을 줄곧 했다. 나는 사진 찍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라고 겨우 오랜만에 타인으로 하여금 깨닫게 됐다. 일반적인 사무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그래도 크게 다르지 않게 반복되는 일상에 겹쳐져 지내다 보면 뭔가 점점 무채색이 돼 가는것 같은 기분이 된다. 누군가 내가 잠든 사이 조금씩 지우개로 몸을 지워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지워져 간다. 워낙에 조심스러운 행동이라 스스로는 잘 깨닫지 못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손 끝과 이마엔 지우개 얼룩이 생겨져 있고, 거울을 보면 지독한 얼굴을 하고 있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어떤 말을 해야할지 심각하게 곤혹스러워 하기도 하고, 순발력이 떨어지고, 어쩐지 기운이 없다. 누군가가 이봐, 정신차려 너 지금 지워져 가고 있다구! 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그냥 멍청히 서 있다 타인의 삶을 살게 될 것만 같다. 거대한 흐름이 상상 이상으로 너무나도 크다. 조심스럽고, 치밀하다.


아카이빙이 지속되면 하나의 작은 틀에서의 역사가 생성 되는데 국내 어떠한 큰 기업들 조차도 제대로 아카이빙을 하고 있는 곳이 없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레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급화 시켜준다. 이는 기업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문제점이기도 한데, 그렇기 때문에 기술자는 될 수 있지만 장인은 될 수 없고, 편리한 것은 만들 수 있지만, 흔히 말하는 명품이나 고부가가치 상품은 만들 수가 없다. 투자자나 기업은 단기간의 수익과 결과만을 좇고, 실무 라인은 그에 맞춰 일을 진행시킬 수 밖에 없다. 크리에이티브에는 위험 부담이 따르고, 돈을 쓰는 사람은 그 위험부담을 지고싶지 않아한다. 일종의 공식이 있고 그것을 따르면 기본은 한다. 가끔 기본도 못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바로 아웃. 기다려주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실 시간과 아카이빙이 해결해주는 부분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패션으로만 예를 들어 보더라도, 국내에 입점해 있는 유명한 해외 브랜드들의 특징은 모두 그것에서 온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천천히 꾸준하게 긴 시간을 들였고, 기다려왔다. 과거를 한 순간에 뒤집어 엎어 훼손하지 않았으며, 단순히 흉내내지 않았다. 물론 한국은 전쟁이 잦았고,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손치더라도, 너무 쉽게 버리고, 너무 쉽게 잊는 경향이 있다. 있는 틀에서 보존, 개선 하는 것보다는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결과물들은 가끔 처참하기 그지 없다. 며칠전 명동에 들렀을 때 우연찮게 두 종류의 SPA 브랜드 샵을 번갈아 갈 일이 있었다. 한 곳은 이미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은 U, 또 하나는 국내 기업에서 그 U를 잡기위해 런칭한 E. E에 관해서는 문제점 같은 것들을 전달해 줘야 하는 상대가 있어서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됐는데, 이게 아주 문제점 덩어리였다. 그들의 로고만큼이나 문제점은 무한정하게 있었다. 어떻게 같은 나라에 있는 같은 나라의 사람이 근무하는 의류매장임에도 이렇게 사람의 표정부터 다를 수가 있는지, 그렇다고해서 U사 역시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었지만(1974년) 역시 그 정도의 시간만 가지고도 확연하게 큰 차이와 문제점이 있었다. 그것은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그룹에 모인 사람과 사람의 문화적 문제였다. 이제 막 모여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 기업의 문화라는 게 쉽게 생길리없었고, 좋은 표정을 가질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개선 돼 나갈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자본력이 있고, 큰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점점 나아지긴 하겠지만,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단순히 흉내를 내기 보다는 조금 더 자존감을 가졌으면 한다. 그러나 과연 글로벌로 제대로 진출을 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조금 의문스럽다. 기다릴 수 있는가의 문제가 가장 크다. 한국형 인터넷 포털사이트처럼 그정도에서 그치고 말 수도 있는 일이다. 자국화엔 이미 너무 능하기 때문에 걱정은 없다. 하지만 다시 거듭 말하지만 시간을 들이지 않으면 제대로 안 되는 것도 많다. 뭐 아무튼 이러니 저러니해도 조금 더 성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 더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고, 숨도 좀 쉬고, 자신의 두 손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조금 더 명확히 판단해 주었으면 한다.



by Noel | 2012/05/03 17:52 | merry go round | 트랙백
일 년
명동, 2012




두 시. 보통 때라면 이미 잠들었을 시간에 눈이 떠졌다. 오랜만에 침대 시트를 빨아 말리던 중이라 적당히 옷을 주워 입고 담요만 덮고 잤더니 아무래도 춥고 불편해진 잠자리에 금세 눈이 떠진 것 같았다. 그리고는 다시 잠들 수 없었다. 정확히 일 년 전의 기억이 온 새벽을 뒤덮어 오기 시작했다.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게 느껴지는 밤의 정적과 이상하리만치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 방과, 내 몸과, 손끝, 그리고 숨을 쉬고있는 그 행동 하나하나가 비현실적이게 느껴졌고, 나는 정확히 일 년이 흘렀음을 온 몸으로 감지하게 됐다. 그 무렵. 나는 계절조차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해가 바뀌고 나서야 겨우 계절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지난 해 어떻게 봄이 왔고, 어떻게 여름이 다가왔는지. 좀처럼 기억해 낼 수 없다. 나는 항상 달려야만했고, 절박했고, 절망적이었고, 절실했다. 주변을 살필 수도, 악화되어 가는 그 어떤 것을 돌볼 여유 같은 건 단 1초도 1mm도 없었다. 그 상황에 모든 것을 걸어야만 했고,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일 년이 흘렀다. 정확히. 단 하루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일 년이었다. 그 사이에 나는 내면에서 수많은 것들을 토해내야만 했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며 지내왔다. 수 많은 생각과 상황들을 다시 한 번 머리속에서 끌어내어 교통정리를 시키고, 라디오를 켜고, 공허함이 가득한 방에 스탠드를 켜 조금 공간을 채워 넣었다. 그럼에도 잠은 찾아오지 않아서, 오랜만에 타로카드를 꺼내어 먼지를 털고 조심스레 자신의 점을 쳐 내려갔다. 피곤했고, 세 장의 카드만 뽑았다.


DEATH, THE FOOL, THE MAGICIAN 

나는 과거에 의도치 않게 어떠한 상황이 종료 되게 돼,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나서거나 했지만 좀처럼 잘 되질 않았다. 지금에 이르러 이제 다시 무언가 변해보려 하는 상황이며, 몇 가지 가능성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항상 명확한 형태로서 눈 앞에 펼쳐지진 않을 것이다. 앞으로 선택해 나갈 일이 결코 평탄하지만은 않지만, 제법 현명하게 대처해가며, 결국엔 잘 이루어낼 것이다.

라고  말했다.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겨우 다시 잠이 들 수 있었다.

집을 나서니 여름 냄새가 났다. 봄이 오는가 싶더니 꾹꾹 우겨 넣듯이 여름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오월의 첫째 날에 반팔을 입고 집을 나섰고, 계절의 변덕에 상점들의 냉방은 갈피를 잡지 못해 대체로 춥거나, 더웠다.

아주 오랜만에 바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스스로가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은 점점 더 명확해져 갔고, 내가 감명 받았던 그것은 여전히 현실로서 존재하고 있었으며, 쉽게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이 향한 것들을 향해 나는 조금 더 달려야만 할 것 같다. 그날의 비극을 타로가 점을 쳐 냈듯이, 앞으로의 희망도 그 모양 그대로 나타나 준다면, 나는 분명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일 년의 시간이 흘렀다.





by Noel | 2012/05/01 23:36 | merry go round | 트랙백
오늘



집에 돌아오는 길엔 낮은 안개가 깔려 있다.

비가 내린 뒤에도 기온이 그리 차지 않아, 집 주변을 몇 바퀴인가 돌았다.

오랜만에 방 안 창문을 모두 열어두고 환기를 시킨다. 지면에 스며든 비 냄새가 희미하게 흘러들어 온다.

발정난 고양이가 토해내듯 운다.

작년에도 봄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해 낼 수 없다.

모르는 발신자 번호. 중국인이 말을 걸어 온다. 전화 잘 못 거신 것 같아요. 하고 말했다. 몇 초인가 정적이 흘렀고, 끊어졌다.

오랜만에 집에서 따뜻한 저녁을 먹는다.

친구와 메신저로 이야기를 한다. 뭔가 마음이 맞는 사람이 가까이에 한 명도 없네.

언제나 듣던 음악을 듣는다.

나는 항상 무중력상태 인 것 같다.




by Noel | 2012/04/23 20:55 | merry go round | 트랙백 | 덧글(2)
벚꽃



올해는 한 장도 못 남길 줄 알았던 벚꽃. 그래도 한 장은 남게 됐다.




by Noel | 2012/04/21 23:25 | mindscap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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